감압병

감압시간 준수와 정기검진

키워드 감압증, 질소축적, 감암표, 잠수기어업, 해녀


잠수기 어업인의 심각한 감압병 현황

여가나 스포츠를 목적으로 잠수를 하는 사람에게서는 감압병의 발생률은 1만 명당 3명 정도로 낮습니다. 직업 잠수사들도 1만 명당 1.5 명-10명으로 보고됩니다. 이들은 비교적 감압병 예방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잠수기 어업인의 1년 이내 감압병 관련 증상 경험률은 84.7%에 이를 정도로 심각합니다. 최근 잠수기 어업인들은 해양자원의 감소로 이전보다 더 깊고, 더 오랫동안 잠수를 하고 있고 하루에 5회 이상까지 반복 잠수를 하고 있습니다. 감압병 증상은 자연 호전되므로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는 잠수기 어업인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반복적인 감압병은 골 괴사와 같은 장기적인 후유증을 유발하거나 잠수 중 사고의 위험과 관련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감압병이란 무엇인가?

감압병의 증상은 두통, 어지러움, 관절통, 피로, 사지위약, 저림, 피부 발진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오랜 시간 바다 속에 머물러 있다가 빠르게 해수면으로 올라올 경우 발생합니다.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호전 되나, 드물게는 폐와 심장에 문제를 일으켜 영구적인 장애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감압병은 깊은 바다 속에서 해수면으로 상승할 때, 감압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이압증 또는 잠수병이라고도 불립니다.

콜라 뚜껑을 열면 알 수 있는 감압병의 원리

감압병이 생기는 원리는 탄산음료가 높은 압력에서는 그대로 있다가 뚜껑을 열어 압력이 갑자기 낮아지면 기포가 생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체의 일부는 액체에 녹는데, 기체의 압력이 높을수록 녹는 양이 많아집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잠수사가 숨쉬는 공기의 압력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공기가 혈액에 녹게 됩니다. 공기 중에는 질소가 약 80%이고 산소가 약 20%인데, 산소는 우리 몸에서 사용되지만 질소는 사용되지 않아 우리 몸에 그대로 축적됩니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수면으로 올라오면 혈액과 조직에 녹아 축적된 질소는 마치 콜라 뚜껑을 열었을 때처럼 갑작스럽게 기체가 됩니다. 이 질소 기포들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고,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혈액의 응고를 조장하고, 염증유발인자를 활성화시키고, 혈관 내피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부종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몸속의 질소 기포는 어떤 증상을 유발할까?

주로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혈액순환이 상대적으로 느린 근육, 관절, 피부입니다. 그래서 감압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관절통, 근육통, 피부 증상입니다. 관절통은 주로 팔꿈치, 손목, 손, 고관절, 무릎, 발목에서 생깁니다. 처음에는 불편감이나 이상한 느낌이 생기다가 점차 깊고 둔한 통증으로 발전하며, 때로는 욱신거리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관절을 구부리고 있을 때 통증이 완화되는 것은 중요 한 특징입니다. 피부의 가려움이 생기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귀, 얼굴, 목, 팔, 상체 에 생깁니다. 얼룩덜룩하거나 대리석과 같은 피부의 변화가 어깨, 가슴, 복부에 생깁니다. 가려움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부종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질소 기포가 림프관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척수신경을 침범하는 감압병

신경계는 혈류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감압병의 발생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척수신경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은 척수신경이 손상되었을 때와 비슷하여, 요통으로 시작하였다가 잠수 후 몇 시간 이 지나면 감각이상이나 마비, 항문 조임근의 이완으로 인해 대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드물게 뇌에도 질소 기포가 생성되면서 의식 소실, 전신경련, 사지마비와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을 일으키는 감압병

정맥에서 다량의 질소 기포가 생성될 경우 우심방과 우심실을 거쳐 폐혈관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적은 양이면 호흡을 통해 배출될 수 도 있으나, 양이 너무 많은 경우엔 오히려 폐혈관을 막아 혈류를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가슴통증, 기침,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기색전증으로 뇌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감압병

동맥에 질소 기포가 생기는 공기색전증은 혈전증으로 인한 심근경색, 뇌경색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질소 기포가 정맥에만 머물렀을 때는 대체로 자연적으로 호전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포가 동맥에 있을 경우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동맥은 중요 장기에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맥의 기포는 작은 혈관을 막을 수도 있으며, 혈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간혹 정맥의 질소 기포가 동맥으로 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이는 심장의 기형으로 인해 좌심방과 우심실을 통과하는 구멍이 존재할 때입니다. 이러한 통로를 통해 정맥에서 생성된 기포가 동맥으로 넘어가게 되면 심장, 뇌, 폐로 가는 혈관을 차단시켜 혈액공급을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계, 호흡기계, 심혈관계와 관련된 증상은 매우 중요하게 관찰되어야 하며, 급격히 증상이 악화되면서 사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감압병은 어느 시점에서 발생하나?

감압병은 수면에 도달한 직후부터 증상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감압병 발생사례의 95%는 24시간 이내 발생합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절반정도는 1시간 이내, 90%는 6시간 이내에 발생합니다. 그런데 매우 드물게는 24시간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데, 항공기를 탑승하거나 산악지대로 이동하면서 높은 고도로 올라가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잠수이후 24시간까지는 증상 발생 여부를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고, 잠수 후 항공기를 탑승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18시간에서 24시간의 휴식을 권고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인 근골격계 통증은 며칠에서 몇 주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 엑스레이 없이 진단되는 감압병

감압병은 질소축적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수심에서, 긴 시간동안 잠수작업을 하였고, 부적절한 감압이 있었으며, 대표적인 감압병의 증상이 있을 때 진단됩니다. 이 진단은 만성적인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혈액검사나 영상의학적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잠수병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다른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증상만으로 감압병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적절 한 감압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감압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감압병과 다른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잠수작업자가 어지러움을 호소한다면 감압병 뿐만 아니라, 압력손상, 내이질환, 뇌경색 등 다양한 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접근하게 됩니다. 호흡곤란을 호소할 경우 공기색전증일 가능성도 있으나, 천식, 협심증이 나 심근경색, 폐포의 압력손상, 공황발작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진단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므로 의사에게 증상이 발생한 경위 와 상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어업인의 감압병 발생 현황은?

우리나라 어업인들은 잠수병을 얼마나 경험하고 있을까요? 국내 한 연구진이 잠수기 어업인의 감압병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등록되어 있는 잠수기어선 총 215척의 선장과 연락하여, 총 196명의 잠수기 어업인의 감압병 상태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잠수기어업 인은 배로부터 공기를 공급받으며 해저에서 키조개, 개량조개, 우렁쉥이, 해삼, 성게, 전복, 문어, 소라 등과 같은 정착성 수산동식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하였으며, 선장 1명, 잠수부 1명, 선원 1명만 승선 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평균 잠수경력은 18.1 년(표준편차 8.5년)이었으며, 1년에 평균 10.8개월을 일하였고, 평균 잠수시간은 74.7분(표준편차 23.3분), 잠수깊이는 23.6m(표준편차 6.8m)이었습니다. 해수면에서의 중간 휴식 시간은 20.7분(표준편차 12.5분)이었습니다. 전체 잠수기 어업인 중 83.2%가 표면공급식 잠수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잠수기 어업인 중 84.7%가 최근 1년간 감압병 관련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녀들도 감압병에 걸릴 수 있나?

나잠어업은 공기호흡 장없이 잠수를 하여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업 을 말합니다. 해녀들의 잠수 깊이는 주로 10m 이내이고, 20m를 넘는 경우는 없습니다. 숨을 참고 약 2분 정도 잠수합니다. 일반적으로 10m 미만의 수심에서 잠수하는 경우를 감압이 필요없는 잠수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녀들의 경우 수심이 낮을 뿐만 아니라, 질소축 적을 위한 질소의 양과 시간이 매우 적기 때문에 감압병의 위험은 거 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심이 깊고 잠수횟수가 통상적인 수준에 비해 많다면, 감압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해녀들은 대부분 고령화가 되어 관절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고,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의 발생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감압병보다는 심한 노동강도와 기후적 조건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해녀들이 호소하는 증상에 더 많은 영향을 줍니다.

감압표 준수로 감압병 예방하기

잠수 깊이에 따른 잠수시간을 준수하고 감압절차를 완전하게 지키는 것은 감압병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합니다. 작업방식이 복잡하거나 현장에서의 변수가 많을 경우 손목시계형태의 잠수컴퓨터(다이브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잠수기 어업인들이 1회 잠수 시 1시간 정도 작업을 하기 때문에 약 18m정도의 수심까지는 안전하지만, 수심 20m이상일 경우 수심 5m에서 5분 이상 감압을 하거나 작업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가 잘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감압 병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잠수작업감독자 또는 선상감시자들은 잠수 기 어업인이 잠수시간을 준수하여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지원하고 적절한 감압이 이루어지도록 하며, 위급상황에 대처해야 합니다.

정기건강검진으로 감압병 예방하기

건강검진은 잠수에 부적합한 신체상태나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입니다. 만약 호흡기계 질환, 순환기계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이 있다 면 면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이 질환들은 잠수능력에 영향을 줄 뿐 만 아니라, 잠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증의 감압병의 증상과 유사 하여 혼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로자건강진단 실무지침에 따르면, 고기압에 노출되는 사람은 시력, 혈압, 귀, 피부, 신경계 의 진찰, 청력검사, 이경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2차 검사항목에는 폐활량검사, 골 및 관절 방사선검사, 심전도검사, 치과검사를 권고 하고 있습니다.

재가압치료는 감압병의 가장 핵심적인 치료

감압병 의심증상이 생기면 재가압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관절 통증 중 가슴, 복부, 대퇴부, 허리 등 중심부의 통증이 있을 때, 피부가 대리석 모양처럼 보이는 증상이 있을 때, 중증감압병과 공기색전 증 증상이 있을 때는 응급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100% 산소를 마시게 하면서, 재가압치료가 가능한 곳으로 빠른 시간 내 이송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응급 이송 시 항공기를 이용하거나 산악지대로 이동 할 경우 기압의 저하로 감압병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2기압(ATA) 이상의 치료적 가압이 가능한 하드챔버(hard chamber)를 운영하는 곳은 66개소입니다. 가압장비는 감압병 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중독, 가스괴저증, 시안화물중독증, 궤양 및 조직 괴사와 같은 만성 상처치료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응급조치

심정지가 발생하였거나 의식을 잃었을 때는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발견 즉시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합니다. 잠수어업인들은 기본적으로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익혀야 하며, 자동제세동기(심 장충격기)의 사용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의식을 잃었을 때는 현장에서 기관 삽관 또는 후두 마스크 삽관을 할 수도 있는데, 이는 1급 응 급구조사에게 허가되어 있습니다.

물속 재압치료(in water recompression)의 적용

재압치료는 재압챔버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받는 것이 이상적이나, 가장 가까운 재압치료 의료기관까지 이동하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경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물속 재압치료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18m의 수심에서 산소를 공급하며 재압을 하는 것이 기본적 인 방법입니다. 6m의 수심에서 산소호흡을 할 경우 기포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속 재감압은 잠재적인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합니다. 감압병 발생자가 의식을 잃거나, 호흡곤란을 겪거나, 운동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실제로는 감압 병이 아닌 다른 질환일 수도 있습니다. 산소독성과 체온저하의 문제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물속 재감압을 하려면 전면 다이버잠수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쌍방 간 소통이 가능한 통신기구가 있어야 하며, 보조잠수자가 있어야 합니다.